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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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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_글쓰기에 대한 고민 메모 1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부분 경험에 의존한다. 특히 내가 글을 적는데에는 작더라도 어떤 경험이 불씨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생을 온전히 살아가고, 그 중간중간에 불씨가 되는 경험을 잘 기록해두어야겠다. 2 글을 쓴다는 것은 상당 부분 경험에 의존한다. 인도의 몇몇 고행자처럼, 경험 없이 한 자리에 앉아서 명상만 해서는 깨달음의 폭이 일정 수준 이상 넓어질 수 없다. 인간은 저차원에서도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충분한 경험을 통해 검증하지 않고서는 타당한 사고를 이어갈 수 없다.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 중에 이런 것이 떠오른다. 바둑을 아주아주 좋아하던 두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둑을 너무도 좋아한 나머지 인적도 없는 깊은 산에 들어가서 수십 년을 바둑만 두게 된다. 아주 오랜..
물줄기의 탄력 커피를 내리던 중에 드립포트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에 굴곡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셔터스피드를 1/2000초 쯤 하고 사진을 찍다보면 분수대나 수돗가의 물이 한 줄로 일관되게 나오는 것 같아보이지만 방울방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 찍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커피를 내릴 때 보니 새삼 물줄기가 방울이 탄력있게 엮여있는 구슬목걸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생 때 드립커피를 처음 내리고 지금까지 족히 수백 번, 과장 좀 보태서 천 번은 내렸었는데 지금에야 이게 눈에 들어왔다는 것도 신기하다. 이렇게 느껴지고 나니까 드립포트를 이용해서 물줄기를 조절하는 것도 묘하게 더 쉬워진 느낌이다. 이런 것이 경험인가 생각이 든다. 한 10년 쯤 지나면 또 어떤 것을 깨달을까 궁금해진다.
태극 대학교 서예동아리 졸업전시 주제를 ‘지향’으로 했었다. 사회에 나가기 전인 만큼 그 단어가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모호했다. 지향이 무엇을 통해 드러나는지 몰랐다. 혹은 내가 행하는 것으로만 드러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하지 않은 것들을 통해서도 드러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내가 의도한 말로도 드러나지만 의도하지 않은 말로도 드러난다. 일 하는 순간에도, 일하지 않는 순간에도 드러난다.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할 때와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때 모두 영향을 미친다. 그 대비되는 내 행동의 모습들이 영역을 만들고 결을 이루고 경계를 만들어 그 모든 것들이 모여 나의 지향이 드러난다. 고통스러운 순간이 변화의 시기가 되어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내기도, 행복한 순간에 안주하다 고통스러운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